사료를 고를 때 뒤집어 성분표를 보려 하면 알 수 없는 영어와 숫자의 나열에 막힌다. 어떤 원료가 앞에 오는 게 좋은지, 부산물은 무조건 나쁜지, 조단백 30%면 충분한지. 한국 사료관리법과 국제 사료 기준(AAFCO)을 기준으로 라벨 읽는 법을 단계별로 정리한다.
1단계 — 원료 표기 순서의 의미
사료 원료는 함량이 많은 순서대로 표기된다. 이는 한국 사료관리법과 AAFCO(미국 사료관리협회)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는 규정이다. 즉, 리스트 맨 앞에 오는 원료가 가장 많이 들어간 것이다.
이상적인 성분표는 구체적인 고기 이름이 1~2번째에 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닭고기(Chicken)', '연어(Salmon)'처럼 종 이름이 명확한 것이 좋다. 반면 '동물성 부산물', '육류 및 뼈 식사'처럼 원료가 불특정한 표현은 품질 편차가 크다.
원료 표기 확인 체크리스트
- ✅ 1~2번째 원료에 구체적인 고기 이름이 있는가
- ✅ '닭고기 식사(Chicken Meal)'는 수분 제거 후 단백질 농축 — 나쁘지 않음
- ⚠️ '가금류 부산물 식사' — 품질 편차 큼, 가능하면 피하기
- ⚠️ 탄수화물 원료(옥수수, 밀, 대두)가 1~3번째 — 단백질 함량 재확인
- ❌ '동물성 지방'처럼 원종 불명 지방원 — 품질·신선도 불투명
2단계 — 단백질 함량 확인
고양이는 진화적으로 의무 육식동물이다.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단백질에서 얻으며, 탄수화물 대사 능력이 개보다 낮다. NRC(미국국립연구위원회) 2006 기준 성묘의 최소 단백질 권장량은 건물 기준 26% 이상이지만, 실제 최적 범위는 30~40%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분표의 '조단백(Crude Protein)'은 질소 기반 측정값이라 실제 소화 가능한 단백질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원료 리스트에서 실제 고기가 앞에 오는지 함께 확인하는 이유다.
3단계 — 타우린 확인
타우린은 고양이가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결핍 시 망막변성(실명)과 확장성 심근증을 유발한다. AAFCO는 성묘 사료에 건물 기준 타우린 0.1% 이상(건식) 또는 0.2% 이상(습식)을 의무화한다. 성분표에 'Taurine' 또는 '타우린'이 첨가 원료로 표기돼야 한다.
참치나 닭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사료라면 자연적으로도 일정량 포함되지만, AAFCO 기준 충족 여부는 라벨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4단계 — 수분 함량과 건식·습식 비교
건식 사료의 수분 함량은 약 10% 이하, 습식(캔·파우치)은 60~80%다. 단백질·지방 함량은 수분을 제외한 건물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습식 사료의 라벨에 '조단백 10%'라고 적혀 있어도, 수분을 제거하면 건물 기준 약 50%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하부요로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음수량이 적은 고양이라면 습식 비중을 높이거나 건식 사료에 물을 섞어주는 것을 수의사와 상담해 볼 수 있다.
5단계 — 피해야 할 첨가물 체크
BHA, BHT, 에톡시퀸 같은 합성 항산화제는 일부 연구에서 장기 안전성 논란이 있다.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혼합 토코페롤(Vitamin E)', '로즈마리 추출물' 같은 천연 항산화제를 쓰는 사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공 착색료는 고양이의 건강보다 사람의 시각적 선호를 위한 것이다. 영양에 직접 기여하지 않으며, 민감한 고양이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
사료를 고를 때 가격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고, 원료 리스트가 복잡하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핵심은 고기가 앞에 오고, 타우린이 있고, 단백질 함량이 충분한지 세 가지다. 브랜드와 처방식 선택에 대해서는 담당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고양이 적정 체중과 다이어트 사료 선택은 고양이 비만 관리 가이드에서, 구강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사료 성분은 고양이 치아 관리 가이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료 라벨 5단계 요약
- 원료 리스트 1~2번째: 구체적인 고기 이름 확인
- 조단백(건물 기준) 30~40% 이상 확인
- 타우린(Taurine) 첨가 원료 표기 확인
- 건식·습식 비교 시 건물 기준으로 환산
- 합성 보존제 대신 천연 항산화제 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