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순수 육식동물이므로 탄수화물이 해롭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 이것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지 살펴보자.
고양이의 탄수화물 대사 특성
고양이는 개·인간과 달리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조절하는 효소(glucokinase)가 없거나 매우 낮다. 이는 탄수화물이 많은 식이에서 혈당이 더 높게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고양이는 탄수화물을 처리하지 못한다'는 주장의 핵심 근거다.
그러나 — 탄수화물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도 전분을 소화하는 아밀라아제가 있다. 개보다 적지만 없지는 않다. 상업용 사료의 일반적인 탄수화물 함량(20~35%)은 고양이가 소화·흡수할 수 있다. '소화 못 한다'와 '이상적인 식이가 아니다'는 다른 이야기다.
탄수화물과 당뇨의 관계
고양이 당뇨 발생과 고탄수화물 식이의 관계는 연구에 따라 결과가 엇갈린다. 비만이 당뇨의 가장 강한 위험 요인이며, 단순히 탄수화물 함량보다 총 칼로리와 비만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레인프리가 답인가
그레인프리 사료는 곡물 대신 콩류(완두콩·렌즈콩)를 주원료로 쓴다. 이는 탄수화물 함량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경우도 있다. 단순히 '곡물 없음'이 '탄수화물 없음'이 아니다.
• 단백질 함량 충분 (건조 기준 35~45% 이상)
• 탄수화물이 주원료 상위에 없을 것
• 수분 보충을 위한 습식 병행
• AAFCO 완전영양식 기준 충족
• 특이 알레르기 없다면 곡물 포함 사료도 무관
마지막으로
고양이에게 탄수화물이 '나쁜' 것이 아니라 '필수적이지 않은' 것이다. 고단백·고수분 식이가 고양이의 이상적인 식이에 가깝지만, 탄수화물이 포함된 균형 잡힌 사료를 먹는 고양이도 건강하게 산다.